맞지 않는 옷은 벗어버리자.

교회사역 제안서 2020. 5. 6. 12:49 Posted by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악노트

토착화(naturalization)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어떤 제도나 풍습, 사상 등이 그 지방 혹은 나라에 맞게 동화되어 뿌리를 내리는 것을 <토착화>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가톨릭이 '제사 제도의 허용'에 대한 것이 그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이 제도가 허용되었는지는 몰랐었는데, 검색해 보니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공식입장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포교를 위해 기존의 민간신앙의 풍습을 허용한 것이군요.^^

 

제가 토착화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사역에 있어 한국의 풍토에 맞는 우리만의 전통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많은 목회자나 지도자들이 늘 우려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한국기독교의 미래와 관련된 것입니다. 한국의 신학적 노선은 미국 등에서 영향을 받아서 그들이 밟은 전철을 따라가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었죠.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건물들이 점차로 텅 비어 가고 때론 팔려서 나이트 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소식들도 들린 지 오랩니다. 한국에서도 점차 젊은 층 비율이 줄고, 출산율 저하로 인해 교회학교 인원의 감소로 이어지는 흐름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도자들의 깊은 고민이 사라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에게 맞는 패션 스타일은 다릅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입었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에게도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비용을 지불하지만 막상 입어보면 '나답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며칠 전 유튜브에서 김창옥 교수님의 <포프리 쇼> 강의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피부색과 머리 색 등에 따라 잘 맞는 색의 옷이 따로 있다는 거죠. 성도들을 가르치고 복음을 더욱 잘 전하기 위해 선택한 프로그램들 중 정말 우리가 섬기는 교회에 맞는 옷은 무엇이었을까요? 다른 데서도 잘 되고 열매가 있다고 소식이 들려서 그 일을 하는 분들을 모시고 강의도 하고 훈련도 했는데 그 결과는 어땠나요? (저는 안 좋았다고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정직하게 그 결과와 열매를 봤으면 하는 의도로 말하는 것입니다.)

 

2017년 12월 어느 날 페이스북을 보다가 놀라운 기사 하나가 링크되어 있어서 열어봤습니다. 윌로우크릭교회를 담임하시는 빌 하이벨스 목사님 글이었습니다.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실제로 사람들을 참된 제자로 만들진 못했다'는 내용이었죠. 한국의 성도 치고 제자훈련에 대해 듣지 못한 사람은 없을 거고, 많은 사람이 그 훈련을 받았죠. 좋은 영향을 많이 끼쳤습니다. 하지만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말씀처럼 프로그램 자체가 제자로 살게 하진 않습니다. 삶으로 나타나야 참 제자로서 살아가는 겁니다. 같은 질문을 해 봅니다. 제자 교육훈련교재는 누가 쓴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 고민해 보고 도입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수동적 위치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게 되는 성도만큼이나, 사역자들도 어떤 것을 도입할 때 깊은 고민을 하지 못하고 '부흥'을 이해 필요한 수단 정도로만 생각하고 일단 수용한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유에서, 토착화라는 본래 의미와는 좀 다를 수 있지만, 여러 좋은 제도와 프로그램들을 각 교회에 맞게 연구하고 재단을 해서 몸에 맞는 것으로 변형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참 많은 변화를 겪을 한국교회를 섬기는 사역자들이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역지에서 한 번씩  느끼는 것이지만, 성도들이나 교회학교 교사들도 이제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어느 교회에서는, '우린 왠만한 것은 다 해봐서 아는데, 그런 것은 안 먹혀요'라며 아예 거부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경험은 중요한 것입니다.

 

골리앗과 싸움에 나갔던 다윗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어린 다윗이 전장에 나가려 할 때 사울 왕은 자기 갑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몸에 걸치는 데 영 어색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갑옷을 벗고 제 손에 맞는 돌멩이와 그걸 던질 도구만 들고 싸움에 임했습니다. 우리도 이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윗 같은 사역자들이 많아져서 교회의 기초가 든든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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