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0

밥 한 공기 뜨는 정성으로

아침운행-저는 학원차량운행을 합니다-을 마치고 카페에 와서 '이어령 님'의 책을 읽다가 문득 글을 쓰고 싶어서 노트북을 켜고 블로그에 접속했습니다. 책 내용은 '서양의 빵문화와 한국의 밥문화'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글의 말미에 나온 한 줄 글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밥 한 사발은 결코 같은 밥 한 사발이 아닌 것이다. 온기가 다르고 양이 다르고 퍼 담은 솜씨가 다르다' 깊이 공감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어린이집 식당에서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나르며 매일 그릇에 담긴 모양새를 봅니다. 밥을 분배할 때 뿐 아니라 밥을 퍼서 담는 주방장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 켠 느끼는 감정은, '밥 맛 떨어지네'입니다. 대충 퍼담은 형태입니다. 무엇보다 밥을 배분하며 모자랐는지 푹 떠서 옮기곤 그 흔적 그대로 내어놓는..

예배 이야기 2021.08.25

'하나님을 위한다'는 말의 위험성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에게 참으로 무서운 위력을 가진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각종 말과 행동들이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 하자(혹은 해야 한다)'는 말은 당연한 말이지만 이처럼 부정적인 뉘앙스로 변해 버린 말이 또 어디 있을까요? 이 하나의 전제 아래 지도자들은 여러가지 사역을 성도들을 통해 펼쳐왔습니다. 그런 수고와 노력들 덕분에 이 한국교회는 많은 성장을 가져온 부분이 분명 존재함에도, 그 현장을 겪으며 고통과 눈물 속에 오랜 세월을 살아 가야 했던 사람들이 외면 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에 이르러 그들은 '가나안 성도'라 불리는 사람이 되어 떠돌게 된 것입니다. '성장'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행해진 '개교회성장주의'는 진정..

예배 이야기 2021.08.16

Christian은 외계인?

눈에 띄게 하려고 작위적으로 쓴 제목은 아니지만 뜬금표 제목에 호기심과 의문을 품고 이 글을 클릭한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리스도인은 외계인이냐는 말은,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이 세상과 다른 딴 세계 사람이냐는 뜻입니다. 예배당에 나가는,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의 일상에서의 모습이 때로는 너무도 딴 세상 사람들 같아서요. '딴 세상'이란 단어 역시 좀 비꼬는 표현입니다. 왜 우리에게서 이런 모습들이 보이는지 생각해 봐야할 것 같아서요. 가장 먼저,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속해 사는 일반인입니다. 동시에 하나님 나라에 소속된 -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하나님과 관계 맺고 그분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기로 작정했기에, 일상에서 그분의 통치(다스림) 아래 자신을 맡긴-사람입니다. 우주나 '외계'라고..

설교가 중심인 예배를 돌아보며

어제는 주일. 평소와 다름 없이 혼자 드려야 하기에 유튜브에 접속해서 실시간 예배를 방송으로 송출하는 곳을 찾아서 참석-참석이란 말을 해야 하는가 싶네요-하여 예배에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계속해서 마음을 건드리는 게 있어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크게 두 가지 정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번째는, (코로나 때문에 어쩔수 없긴하지만) 온라인으로 예배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지금 내가 마치 음식점에서 메뉴를 고르듯 교회를 고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번째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예배가 '설교'에 상당한 비중이 많이 실려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미리 언급하자면, 이 글은 이런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쓰려는 것이 아니라 한 번쯤 짚고 넘어갈 부분이 아닌가 싶어서 쓰는 글입니..

예배 이야기 2021.08.09

억울함 없는 봉사하기

에배당에 초대를 받을 때 사람들이 망설이고 거절하는 이유 중 하나가 '교회 가면 온갖 일을 해야 된다'하는 말을 합니다. 예수를 믿고 예배당에 출석하는 사람들도 이 온갖 일-이걸 우린 '봉사'라고 부릅니다-들로 인해 지치고 상처받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문득 이 '봉사'(service)에 대해 한 가지가 더 떠올라 글을 씁니다. 더 자세히 표현한다면, 봉사가 더 이상 기쁘지 않고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 하고 도왔는데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 싶어 마음 아프고 상처만 되는 쳇바퀴에 갇혀 버린 사람들이 기억나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예배당에서 하는 봉사의 시작과 동기가 종종 잘못되어 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너무도 쉽게 '이제 교회 나온지도 되었으니 주님을 위해 일하는게 어떠냐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