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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아프다고 할 수 있는 공동체

교회사역 제안서 2020. 5. 5. 12:15 Posted by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악노트

요즘 매일 '모닝 노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줄리아 카메론 감독이 개발한 프로그램에서 배운 것인데, 아침에 일어나면 노트에 3쪽 분량으로 글을 쓰는 겁니다. 일기? 아닙니다. 마음속에 떠오로는 것은 무엇이든 모닝 노트에 다 적고 보이지 않게 봉투나 서랍 안 깊이 넣어둡니다. 한동안 멈췄다가 요즘 다시 시작했는데, 한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내 의식의 흐름을 따라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점차로 잊혔거나 감춰졌던 오랜 이야기와 그때의 감정들이 다가와 마음 문을 두드립니다. 오늘도 이 작업을 하다가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올라서 블로그에 접속했습니다. 

 

사역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저는 '나의 연약함이나 수치가 드러나도 부끄럽지 않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생각의 일부는 [우리들 교회]의 김양재 목사님의 책과 [QTin]이란 교재로 묵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기도 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공동체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것은 그게 아무리 유치해 보이는 것이라도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사역자가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오픈 하는 것은 '비밀보장이 된다'는 안심장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친구와의 모임이 되었든, 동아리이든, 직장 회식이든 관계에 있어 이런 신뢰가 없다면 형식적일 뿐 늘 겉도는 대화만 있는 만남이 되고 말지요. 나를 열어 보여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들이 되도록 서로 힘써야 하는 책임도 필요합니다. 어찌 됐건 교회에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본 적이 많습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 말이 어눌한 사람, 표현이 서툰 사람 등 누구라도 문턱을 넘기 쉬운 공동체로 만들어 주는 것이 사역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나사로를 살리신 사건을 빗대어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모두 나사로가 있던 무덤과 같은 한정된 영역 안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온 몸을 감싼 천에 주목해 보세요. 내가 살아갈 한정된 영역, 그 안에 살면서 내가 눈멀어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하여 무덤을 나와도 여전히 자신을 감고 있는 천을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역자가 하는 일이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명은 있으나 아직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천'(붕대)를 풀어주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자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의 땅입니다. 상상을 좀 더 해 보자면, 만일 우리 공동체에 이런 미라와 같은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걸 허용해 줄 교회들이 과연 있을까요?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이건 좀 꺼려지는 일이겠지요? 그래도 서로가 짐을 져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생명과 부활의 기쁨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사역자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의 종은 신세 지지 않도록 해야 해'라는 것은 착각입니다. 자신도 얼마든 연약해질 수 있고 상처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직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연약함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한 몸인 동시에 지체로서의 역할이 다르니까 제 역할할 수 있게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을 표현하고 나누지 못하는 공동체는 사람들이 가면을 쓰게 합니다. 사역자 자신도 가면을 쓰기 쉽지요. 이런 형태의 공동체가 가장 무섭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용납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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